[1] 나를 휘감은 무엇

어릴 때부터 나에겐 나를 휘감는 듯한 일종의 공허함이 존재했다. 마치 어떤 행성의 위성처럼 띠를 두른 듯 내 몸을 자전하는 그 정체 모를 무엇. 늘 그랬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길 없는 내가 나에 대해 느끼는 낯설음, 그리고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자각하는 나, 그 메울 수 없는 간극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건, 꽤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나를 휘감은 무엇
나를 휘감은 무엇
이것은 나의 이야기다. 그리고 내가 철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던 이야기이자, 철학을 통해 나를 찾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아와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 존재에 대한 성찰을 담아


어릴 때부터 나에겐 나를 휘감는 듯한 일종의 공허함이 존재했다. 마치 어떤 행성의 위성처럼 띠를 두른 듯 내 몸을 자전하는 그 정체 모를 무엇. 그 알 수 없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또는 그것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때론 그것과의 결별을 위해, 나는 끝없이 그에 대해 사색하고 그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늘 그랬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길 없는 내가 나에 대해 느끼는 낯설음, 그리고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자각하는 나, 그 메울 수 없는 간극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건, 꽤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그것이 다른 사람과 나를 구분해주는 ‘그 어떤 것’이었기도 했지만, 그래서 가끔은 ‘나를 내세우는’ 하나의 목소리이기도 했다.

이런 나의 특성을 그 어떤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함은 나에겐 하나의 벽처럼 작용하기도 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데 있어서도 커다란 걸림돌이었다. ‘날 이해하지 못해’라는 나의 ‘믿음’은 내가 강하게 믿을수록 더 크게 자라나 있었다. 뛰어넘을 수 없는 그 벽은 나 스스로 만든 것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쩌면 이것은 사라지지 않을 그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일종의 직감. 나란 인간이 갖는 특성에 대한 인지, 그리고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수용이기도 했다. 나에 대해 더 잘 이해하기 시작했고, 그 이해는 나 스스로 ‘나’를 받아들이는 데에서 깊어졌다. ‘아 난 이런 사람이었구나!’와 같은.


📖
이 글은 ⟪잠시 길을 잃어도 괜찮아, 나를 만난다면 말이야⟫ 라는 제목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
잠시 길을 잃어도 괜찮아, 나를 만난다면 말이야 [책 소개]
‘자아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은 철학 에세이’ 한 사람의 이야기이자, 철학을 전공했던 사람의 이야기이다. 뻔한 위로 대신 작은 사색을 주는 책.

나 자신을 인정하며


이제 난, 그 몸부림에서 벗어나려 애쓰지 않고자 한다. 그렇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대신 내 몸을 둘러싼 뻥 뚫린 그 빈 공간을 인정하고 그것에 일종의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한다. 마치 행성이 자신의 띠가 왜 있는지를 묻다가, ‘아 원래 그렇구나’ 하며 자연스럽게 여기는 그런 느낌이랄까.

난 이 공허와 함께 존재하려 한다. 그것이 곧 ‘나’이므로.

당신도 당신이 가진,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면,

그것과 화해하고 조우하길 바라며.


(이 글은 브런치 '뽀시락'에 실었던 글을 재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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