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과 공감, 부처의 마음

함께 웃고 함께 울다. 이것이 '자비'의 실제 뜻이다. 일반적으로 자비를 떠올리면 용서나 베풂을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것도 자비의 일종이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것은 동정과 공감에 있다고 본다. 그것이 모든 이에게 향할 때, 곧 부처의 마음이 될 것이다.

동정과 공감, 부처의 마음
동정과 공감, 부처의 마음

동정과 공감, 자비의 본질

인간의 품격을 논할 때 중요한 한 가지는 바로 동정(同情)과 공감(共感)에 있다고 본다. 흔히 동정에 대해서는 조금 부정적인 뜻으로, 공감에 대해서는 좀 더 긍정적인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동정은 마치 '불쌍히 여긴다'는 식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본래 의미로 본다면 둘은 다를 것이 없다.

일반적으로 '情'은 '정답다'는 뜻으로 통용되지만, 한문에서는 '실정' 또는 '정서'라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동정은 당신의 실정을 그대로 파악한다는 의미와 같고, 공감은 당신이 가진 생각과 감정이 그대로 전해진다는 말과 같다.

동정(同情) = 그대의 실정을 잘 파악하고 있음
공감(共感) = 그대의 생각과 감정이 그대로 전해짐

이 의미를 잘 담고 있는 것이 불교의 '자비(慈悲)'라는 개념이다. '자慈'는 기쁨을 함께 하는 마음이고, '비悲'는 슬픔을 함께 하는 마음이다. 함께 웃고 기뻐하며, 함께 울고 슬퍼한다는 것은 한 인간이 타인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감정이자 표현이다. 동정과 공감으로서의 대자대비를 꺼내 본 것은, 사람과 사람이 교감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 정서이기 때문이다.

자비는 신뢰의 기초이고 대화의 전제이자 협의와 협력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더할 나위 없는 마음이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는 것은 내가 너를 나와 같이 여기고, 내가 너의 마음을 공유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진정한 이해에 이를 때 참된 의미의 자비가 이루어진다 할 수 있다.

특히, 불교의 보살('깨달은 자'라는 보통 명사로서의)은 모든 사람에 대해 동정하고 공감하기에, 그 한량없는 마음을 가리켜 '대자대비(大慈大悲)'라고 부른다. 더 크고 더 넓게 공감하고 동정하기 때문에 자비라는 말 앞에 '대(大)'자를 붙인다.

세상 모든 사람들, 시간적으로는 과거, 현재, 미래를 막론하고, 공간적으로는 하늘과 땅과 지옥에 이르는, 그 성품이나 특성을 구별하지 않은 채, 모든 사람을 동정하고 모든 인간에 공감할 능력을 지녔다. 그렇기에 보살은 모든 사람을 구제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살'은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 인간상이기도 하다.


더스티먼지 ‘레게심경’(미니 앨범) 소개
‘먼지 속에 피어난 음악’ 더스티먼지 Dusty Munzi의 ‘레게심경’(미니 앨범)을 소개한다. 불교의 주요 경전인 반야심경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가사를 레게로 버무렸다.

자비의 마음을 레게 음악으로 - 더스티먼지의 '공즉시자비'


현대 사회에서의 자비

사실, 자비심을 갖는다는 것은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씨알도 먹히지 않을 얘기다. 경쟁과 성과, 효율이 지배하는 시스템 속에서 타인의 슬픔에 함께 울어주는 일은 '시간 낭비'나 '호구'로 취급받을 테니까. 그렇지만 함께 웃고 함께 울어줄 수 없다면 인간 사회가 어떻게 지탱해 나갈 수 있겠는가.

기본적으로 한 인간이 한 인간을 향해 다가간다는 일은 자기의 몫을, 자기의 고집을, 자기의 시간을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일이다. 얼마간은 자기 포기 또는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 누가 쉽게 자기를 포기하고 자기를 희생한단 말인가. 도덕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매우 성숙해야 가능한 일이다.

인간이란 그런 존재이다. 그래서 시대를 막론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이 세상이 더 많은 이들에게 안정적인 기반이 되기 위해서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필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동정과 공감으로서의 대자대비를 하나의 지향점으로 상정해 볼 수 있다.

그대도 나 같음을,
나 또한 그대와 다르지 않음을,
그것이 곧 동정이요, 공감이다.

그렇다. 동정과 공감으로서의 대자대비를 꺼내 본 것은, 사람과 사람이 교감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 정서이기 때문이다. 자비를 신뢰의 기초로, 대화의 전제로, 협의와 협력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모든 문제에 있어 갈등을 줄이고 더 나은 해결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늘 그렇듯 논의는 이상적일 수 있지만 그 이상에 한 발짝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으로 인류는 발전해 왔다.


나와삶그리고의미 - 바스락 baso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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