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6장, 애쓰지 않는 무한한 작용 [번역 및 해설]

고대로부터 여성은 부와 풍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현대 사회에서 홀대 받는 여성성과는 반대이다. 타로의 메이저카드 중 하나인 여황제의 이미지를 보면 울창한 숲과 콸콸 물이 넘치는 장소에서 평온하게 앉아있다. ‘현빈’의 이미지에 딱 어울린다. 여황제 역시 데메테르를 상징하고 있다.

노자 도덕경 6장 표지
노자 도덕경 6장 표지
'부와 풍요'로 읽는 노자 도덕경 번역 및 해설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의도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브런치 '뽀시락'에 연재(2024년)한 것을 다시 정리하였다. 통상적인 번역에 의거하였고, '부와 풍요'라는 핵심어로 풀이하였다. 앞으로도 책과 블로그를 통해 더 나은 번역과 해설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본문

죽지 않는(영원한) 골짜기의 신을 가리켜 ‘현빈’이라 부른다. 현빈이 드나드는 문을 하늘과 땅의 근본이라 부른다. 있는듯 없는듯 해도 면면히 이어지니 애쓰지 않아도 무한히 작용한다.

원문

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綿綿若存, 用之不勤.

해설

계곡의 신 '현빈'


5장에 이어 6장에서도 노자는 이 세상이 가진 무한한 작용에 대해 말하고 있다. 노자는 계곡의 신을 ‘현빈’이라 부르며, 결코 죽지 않는다고 보았다. 죽지 않는다는 것은 고갈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계곡은 풍요롭다. 계곡엔 물이 많아 나무가 잘 자라고 다채로운 동식물의 서식지가 된다.

'현빈’의 ‘빈’은 암컷을 가리키는데, 암컷은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존재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대지를 담당하고 있는 신은 여신 데메테르이다. 데메테르는 대지에서 자라는 곡물, 특히 밀의 성장과 땅의 생산력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밀 이삭으로 만든 관을 쓰고 손에 횃불이나 곡물을 든 모습으로 표현된다.

고대로부터 여성은 부와 풍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현대 사회에서 홀대 받는 여성성과는 반대이다. 타로의 메이저카드 중 하나인 여황제의 이미지를 보면 울창한 숲과 콸콸 물이 넘치는 장소에서 평온하게 앉아있다. ‘현빈’의 이미지에 딱 어울린다. 여황제 역시 데메테르를 상징하고 있다.

이에 비해 또다른 타로 메이저 카드인 남자 황제는 군림과 권위를 상징한다. 그의 눈초리는 늘 불안하다. 누군가 자기자리를 노릴까 노심초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제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있고 뒤의 산은 황폐하기 이를 데 없다. 게다가 튼튼한 갑옷을 입고 있다. 지배와 전쟁, 그것은 넘치는 풍요와 반대이다.

도가, 비워서 채우는 삶의 미학 [책 소개]
노자와 장자를 중심으로 한 도가의 생각을 현대와의 접점에서 간결하게 풀어쓴 책이다. 도가의 생각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그 내용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노자와 장자는 도가의 창시자이고 도가란 ‘도’를 통해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고 ‘도’에 따라 삶을 살고자 하는 학파를 의미한다.

여성이 갖는 부와 풍요의 상징


그리하여 현빈이 드나드는 문을 하늘과 땅의 근본이라 부른다. 있는듯 없는듯 해도, 다시 말해, 황금이 쏟아지거나 화려함으로 가득차 있지 않더라도, 골짜기에는 모든 생명이 마실 물이 충분하고 수풀이 가득하니 어디든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다. 존재 자체가 본래 가진 풍요로움이 있으니 애쓰지 않고도 모든 것을 이롭게 만든다.

과거에는 동네마다 실개천이 있거나 우물이 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물이 철철 넘쳐 흐르진 않더라도 그 정도의 물이면 농사를 짓고 빨래를 하며 밥을 지어먹을 수 있다. 그래서 끊기지 않고 마르지 않은 채로 꾸준히, 어쩌면 영원히 생명의 근원이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그 정도면 됐다, 또는 먹고살만 하다.

단, 누군가 독차지 하지만 않는다면!


노자 도덕경 완역(1-81장) 모음
와 풍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 인간 세상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것. 그렇지만 단 한 번도 골고루 나누어진 적 없던 것. 불평등의 근원이자 갈등의 시초. 그래서 노자는 말한다. 욕심을 버리고 서로 빼앗고자 다투지 말며 서로를 보듬어주고 안아주라고. 이미 이 세상은 부와 풍요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니, 제발 그만하라고. 멈추라고. 이것이 노자의 메시지이자 도덕경의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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