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43장, 무위의 유익함 [번역 및 해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것을 부린다. 노자 도덕경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으로, 노자 도덕경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가장 큰 이유이자 가장 큰 가르침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물에 비유한 8장이 있지만 42장과 여러 곳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노자 도덕경 43장, 무위의 유익함 [번역 및 해설]
노자 도덕경 43장 표지
'부와 풍요'로 읽는 노자 도덕경 번역 및 해설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의도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브런치 '뽀시락'에 연재(2024년)한 것을 다시 정리하였다. 통상적인 번역에 의거하였고, '부와 풍요'라는 핵심어로 풀이하였다. 앞으로도 책과 블로그를 통해 더 나은 번역과 해설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본문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것을 (말을 끄는 기수처럼) 부린다. 형체가 없어야 틈이 없는 곳에 스며들 수 있으니, 나는 이것이 무위가 갖는 유익함이라 알고 있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 가르침과 무위가 가진 이로움을 알고 있는 이는 극히 드물다.

원문

天下之至柔. 馳騁天下之至堅. 無有入無間. 吾是以知無爲之有益. 不言之敎 無爲之益. 天下希及之.

해설

세상에서 가자 부드러운 것이 가장 단단한 것을 부리니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것을 부린다. 노자 도덕경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으로, 노자 도덕경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가장 큰 이유이자 가장 큰 가르침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물에 비유한 8장이 있지만 42장과 여러 곳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틈이 없는 곳에 사물을 끼어 넣으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억지로 틈을 벌려 사물을 끼어 넣거나 사물을 망치로 쳐서 틈이 없는 곳에 억지로 끼어 넣는다. 하지만 노자는 억지로 무언가를 하거나 무리해서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는다. 37장에서 보았듯 억지스럽거나 무리하지 않는 방식이 곧 무위이다. 그래서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

형체가 없어야 틈이 없는 곳에 스며들 수 있다는 의미도 무위의 방식을 비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리하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게 삶을 운영하고 세상을 경영하는 방식이 곧 무위이다. 그래서 노자는 이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말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본래 모습이고 원래 그러하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꾸미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도가, 비워서 채우는 삶의 미학 [책 소개]
노자와 장자를 중심으로 한 도가의 생각을 현대와의 접점에서 간결하게 풀어쓴 책이다. 도가의 생각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그 내용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노자와 장자는 도가의 창시자이고 도가란 ‘도’를 통해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고 ‘도’에 따라 삶을 살고자 하는 학파를 의미한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 [책 소개]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철학을 소개하는 책이다. 공자, 묵자, 노자, 맹자, 장자, 순자, 이사, 상앙, 한비자, 등석자, 혜자(혜시), 공손룡자에 이르는 5개의 학파와 12명의 제자백가의 사상에 대한 내용이다. 5개의 학파는, 유가, 도가, 묵가, 법가, 명가에 해당한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일

4장에서 노자는 도의 모습을 날카로운 것은 무디게 하고, 복잡하게 얽힌 것을 풀어주며, 빛이 비치는 것처럼 은은하고, 먼지가 가라앉는 것처럼 잔잔할 뿐이라고 보았다. 여기에서 고요하고 부드럽고 무난하고 순조로 상황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항상 그런 마음가짐을 지니는 것 이외에는 없다. 그래야 자연스레 드러날 테니.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일이다. 2장에서도 보았지만 이러한 가르침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몸소 보여주는 일밖엔 없다. 그리고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더불어 자제와 절제가 필요하다. 스스로 깨달아 균형을 잡거나 자제와 절제가 몸에 배어 오랫동안 길러온 균형감이 있어야 한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니 아는 이가 극히 드물다. 모두가 다할 줄 안다면 망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모두가 다할 줄 안다면 부와 풍요는 그만큼 더 늘어날 테지. 10장에 나타난 것처럼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시기심 대신 함께 성장해 나아갈 마음을 가져야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그저 나보다 더 부하고 풍요로운 것이 싫을 뿐이다. 그 시기심만큼 부와 픙요의 속도도 감소할 것이다.


노자 도덕경 완역(1-81장) 모음
와 풍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 인간 세상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것. 그렇지만 단 한 번도 골고루 나누어진 적 없던 것. 불평등의 근원이자 갈등의 시초. 그래서 노자는 말한다. 욕심을 버리고 서로 빼앗고자 다투지 말며 서로를 보듬어주고 안아주라고. 이미 이 세상은 부와 풍요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니, 제발 그만하라고. 멈추라고. 이것이 노자의 메시지이자 도덕경의 주제이다.
사색이 필요한 당신, 이 책들과 함께
사색이 필요하신가요? 그렇다면 김대근의 책들과 함께 하세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