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60장, 서로가 서로를 살리다 [번역 및 해설]

노자는 말한다. 도를 통해 살아갈 때, 다시 말해, 이 세상 모든 존재를 해치지 않고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서로 존중해 가며 살아갈 때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고. 그래야 덕이 돌고 돌며 서로에게 전달되고 모두가 그 덕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혼자 모든 것을 갖겠다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혜택을 주는 그런 방식.

노자 도덕경 60장 표지
노자 도덕경 60장 표지
'부와 풍요'로 읽는 노자 도덕경 번역 및 해설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의도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브런치 '뽀시락'에 연재(2024년)한 것을 다시 정리하였다. 통상적인 번역에 의거하였고, '부와 풍요'라는 핵심어로 풀이하였다. 앞으로도 책과 블로그를 통해 더 나은 번역과 해설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본문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찌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도로써 천하에 군림하면 귀신이 신령스럽지 않은데, 귀신이 신령스럽지 않아서가 아니라 신령스러움이 귀신을 해치지 않고, 신령스러움이 현자를 해치지 않아서가 아니라 현자가 그처럼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해치지 않으니 덕이 서로 엇갈리며 모두에게 돌아간다.

원문

治大國若烹小鮮 以道莅天下. 其鬼不神 非其鬼不神. 其神不傷人. 非其神不傷人. 聖人亦不傷人. 夫兩不相傷. 故德交歸焉.

해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찌는 것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작은 생선을 찌는 것에 비유했다. 참 색다른 비유가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노자는 요리를 즐겨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강태공처럼 낚시를 즐겼으려나. 작은 생선은 다루기에 어렵다. 손질도 어렵고 요리도 어렵다. 너무 작고 가볍워 잘못하면 부서지기 쉽다. 그래서 더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

회사든 조직이든 규모가 커지면 더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 늘 그렇듯 아주 작은 균열이 생기고 생겨 커다란 균열을 만들고 끝내는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균열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조직은 곧 사람과 돈의 문제. 그래서 사람을 관리하는 인사팀이 있고 돈을 관리하는 회계팀이 있다. 그것리 조직의 핵심이고 국가 단위에서도 다르지 않다.


도가, 비워서 채우는 삶의 미학 [책 소개]
노자와 장자를 중심으로 한 도가의 생각을 현대와의 접점에서 간결하게 풀어쓴 책이다. 도가의 생각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그 내용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노자와 장자는 도가의 창시자이고 도가란 ‘도’를 통해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고 ‘도’에 따라 삶을 살고자 하는 학파를 의미한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 [책 소개]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철학을 소개하는 책이다. 공자, 묵자, 노자, 맹자, 장자, 순자, 이사, 상앙, 한비자, 등석자, 혜자(혜시), 공손룡자에 이르는 5개의 학파와 12명의 제자백가의 사상에 대한 내용이다. 5개의 학파는, 유가, 도가, 묵가, 법가, 명가에 해당한다.

혼과 백, 그리고 신령스러움


귀신은 혼과 백이 흩어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존재를 뜻한다. 완전히 죽은 것도, 완전히 산 것도 아닌 그런 상태  나쁜 귀신도 있고 좋은 귀신도 있는데, 옛 사람들은 이런 귀신이 인간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다. 나쁜 귀신이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기 위해, 좋은 귀신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 그들을 달래거나 그들이 오지 못하게 막기도 했다.

'신(神)’이란 신령스러운 존재를 가리키기도 하고 이러한 존재들과 소통하는 정신의 영역을 가리키기도 한다. 또는 인간의 무의식이나 인간의 잠재력 또는 우주와 연결되거나 다른 존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인간의 정신적 영역을 가리키기도 한다. 영화 아바타에서 나비족이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다른 존재들과 소통할 때의 모습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무속에서도 이런 믿음이 살아있다. 바로 신내림. 신령스러운 존재와의 접속이 그렇다. 무속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어서 그렇지, 한국에서의 무속은 삶의 일부였다. 나아가 자연과의 교감, 자연물과의 소통 등이 모두 무속의 일부. 그런 신령스러운 존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도 인간의 삶이었다.

서로 존중하고 살아가기


노자는 말한다. 도를 통해 살아갈 때, 다시 말해, 이 세상 모든 존재를 해치지 않고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서로 존중해 가며 살아갈 때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고. 그래야 덕이 돌고 돌며 서로에게 전달되고 모두가 그 덕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혼자 모든 것을 갖겠다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혜택을 주는 그런 방식.

과거 한국이나 또는 여러 다른 나라의 사라져간 부족들이 간직했던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과 서로 도와주며 살아가는 방식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조심스레, 섬세하게, 작은 생선을 요리하듯, 그렇게 삶을 다루고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 모든 존재들을 아우를 수 있다면, 서로를 살리며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다.


노자 도덕경 완역(1-81장) 모음
와 풍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 인간 세상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것. 그렇지만 단 한 번도 골고루 나누어진 적 없던 것. 불평등의 근원이자 갈등의 시초. 그래서 노자는 말한다. 욕심을 버리고 서로 빼앗고자 다투지 말며 서로를 보듬어주고 안아주라고. 이미 이 세상은 부와 풍요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니, 제발 그만하라고. 멈추라고. 이것이 노자의 메시지이자 도덕경의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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