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68장, 고대의 지극한 도 [번역 및 해설]

훌륭한 장수는 자신의 무용을 뽐내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훌륭하고, 누가 봐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힘을 숨긴다. 자신을 뽐내면 반드시 시기하는 이들이 생기고 그것은 삶에 피로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거망동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경계하는 부분도 있다. 한편으로 힘을 잘못 사용하면 사람이 다치고 나아가 자신을 해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노자 도덕경 68장 표지
노자 도덕경 68장 표지
'부와 풍요'로 읽는 노자 도덕경 번역 및 해설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의도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브런치 '뽀시락'에 연재(2024년)한 것을 다시 정리하였다. 통상적인 번역에 의거하였고, '부와 풍요'라는 핵심어로 풀이하였다. 앞으로도 책과 블로그를 통해 더 나은 번역과 해설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본문

훌륭한 장수는 자신의 무용을 뽐내지 않고, 전투를 잘 치르는 이는 분노하지 않으며, 잘 이기는 이는 다투지 않고, 사람을 잘 다루는 이는 자신을 낮춘다. 이를 ‘다투지 않는 덕’이라 부르고, ‘사람을 다루는 힘’이라 부르며, ‘하늘과 함께하는 법’이라 부르니, 고대의 지극한 도이다.

원문

善爲士者不武. 善戰者不怒. 善勝敵者不與. 善用人者爲之下. 是謂不爭之德. 是謂用人之力. 是謂配天古之極.

해설


잘난 사람은 그것을 드러내지 않아

무언가 익숙한 68장이다. 처세술의 기본을 모두 모아둔 것 같다.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나 아니면 일상 생활에서나 이런 방식들은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분명하다. 다만 그저 처세로만 이용하지 말고 태도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새지 않고자 한다면.

훌륭한 장수는 자신의 무용을 뽐내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훌륭하고, 누가 봐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힘을 숨긴다. 자신을 뽐내면 반드시 시기하는 이들이 생기고 그것은 삶에 피로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거망동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경계하는 부분도 있다. 한편으로 힘을 잘못 사용하면 사람이 다치고 나아가 자신을 해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투를 잘 치르는 이는 분노하지 않는다. ‘다 된 밥에 재 뿌린다’는 속담이 있듯 자칫 방심하거나 아주 작은 실수가 지금까지 공들였던 일을 망치기 때문이다. 반대로 통제할 수 없는 일들로 공들였던 일이 뒤틀리기도 한다. 그것은 나에게 달려있는 일이 아니니, 그 때문에 패배하더라도 그 탓을 누구에게 하겠는가. 쓰더라도 그저 삼켜야 하고, 쓰라리더라도 그저 참아야 할 때도 있다.

잘 이기는 이는 다투지 않는다. 잘 이기는 이는 다투지 않아도 이길 방법을 알고 다투지 않아야 모두가 평안한 것도 알고 있다. 다투지 않고도 이겨야 최선이다. 다투고 나면 누군가는 이기지만 따지고 보면 서로 손해이다. 시쳇말로, 다투면, 본전도 못 뽑는다. 그런 점에서 다투지 않고 평화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제일이다.

도가, 비워서 채우는 삶의 미학 [책 소개]
노자와 장자를 중심으로 한 도가의 생각을 현대와의 접점에서 간결하게 풀어쓴 책이다. 도가의 생각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그 내용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노자와 장자는 도가의 창시자이고 도가란 ‘도’를 통해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고 ‘도’에 따라 삶을 살고자 하는 학파를 의미한다.

세상과 함께하기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 그 중에서도 허리를 굽혀, 또는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태도로 정중함을 갖추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허리가 부러져서 그런 것이 아니고, 그들이 죄를 지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때론 너무 과하다 여길 정도의 그런 태도는, 어쩌면, 자신에게 있는 지나친 자기애 또는 상대를 깔보거나 얕잡아 보려는 마음을 갖지 않기 위해 하는 작은 방어기제이기도 하다.

그래야 사람이 따르는 법. 자신을 인정해 주지고 않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지도자를 따를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른 결국 고립에 처한다. 당장 권력을 쥐고 있더라고 그것읔 언제나 유효기간이 있다. 권력의 본질이 그렇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지만 자리가 사람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너무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 자기가 가진 것이 자기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면 늘 경계해야 하는 법.

이 세 가지를 각각 ‘다투지 않는 덕’이라 부르고, ‘사람을 다루는 힘’이라 부르며, ‘하늘과 함께하는 법’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것은 오랜 옛날부터 내려오는 지극한 도, 다시 말해,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바뀌고, 장소가 달라지고, 공간이 바뀌어도 지속되는 법칙. 사람 사는 게 그렇다. 따르고 지키기가 힘들어 그럴 뿐.

하늘과 함께한다는 것은 세상과 함께하는 일이고, 마음을 다하는 일이며, 자기만을 위하는 욕망을 버리는 일이다. 그렇게 하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그리하여 모든 것이 원만하고 그 원만함을 유지할 수 있으니 모든 것이 순탄할 수 있다. 그것이 가장 큰 승리가 아닐까. 그러하니 하늘이 함께한다 할 수 있겠지.


노자 도덕경 완역(1-81장) 모음
와 풍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 인간 세상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것. 그렇지만 단 한 번도 골고루 나누어진 적 없던 것. 불평등의 근원이자 갈등의 시초. 그래서 노자는 말한다. 욕심을 버리고 서로 빼앗고자 다투지 말며 서로를 보듬어주고 안아주라고. 이미 이 세상은 부와 풍요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니, 제발 그만하라고. 멈추라고. 이것이 노자의 메시지이자 도덕경의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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