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73장, 자기를 통제하는 힘 [번역 및 해설]

하늘의 도는 아주 크고 널따라서 성긴 듯 보여도 놓치는 것이 없는 것처럼 세상 어느 곳에나 도가 있고, 그 도를 따르는 자는 누구나 노자가 말하는 현자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그 도를 벗어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늘이 무언가를 싫어하는 이유를 그 누가 알겠는가. 반대로 하늘이 무언가를 좋아하는 이유를 그 누가 알겠는가.

노자 도덕경 73장 표지
노자 도덕경 73장 표지
'부와 풍요'로 읽는 노자 도덕경 번역 및 해설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의도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브런치 '뽀시락'에 연재(2024년)한 것을 다시 정리하였다. 통상적인 번역에 의거하였고, '부와 풍요'라는 핵심어로 풀이하였다. 앞으로도 책과 블로그를 통해 더 나은 번역과 해설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본문

과감한데 용감함을 더하면 죽고(너무 용감하면 망하고), 과감하지 않은데 용감해지면 산다(용감할 때 용감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용감함 중 하나는 이롭고 하나는 해롭다.

하늘이 무언가를 싫어하는 이유를 그 누가 알겠는가. 그리하여 현자는 어려워하는 마음으로 세상일을 대한다. 하늘의 도는 싸우지 않고도 잘 이기고, 말하지 않고도 잘 대답하며, 부르지 않아도 잘 오고, 느릿느릿해 보여도 잘 꾀한다.

하늘의 도는 아주 크고 널따라서 성긴 듯 보여도 놓치는 것이 없다.

원문

勇於敢則殺. 勇於不敢則活. 此兩者或利或害. 天之所惡. 孰知其故. 是以聖人猶難之. 天之道. 不爭而善勝. 不言而善應. 不召而自來. 繟然而善謀. 天網恢恢. 疎而不失.

해설


너무 지나치지도 들뜨지도 않게

하늘의 도는 놓치는 것이 없다. 그렇다. 그러니 너무 지나치지 마라. 그리고 항상 삼가는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라. 들뜨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조심해서도 안 되고. 나아갈 때 나아가야 하고 물러날 때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매번 나아가는 사람은 자제하고 매번 물러나기만 하는 사람은 나아가라. 그렇다면 못할 일이 없고 무너질 일도 없다.

그러나, 누구나 알다시피, 이렇게 하기가 어렵다. 무언가 하고자 하면 해도 될지 의심이 나고, 무언가 해서는 안 될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욕망에 끄달리기도 한다. 자기를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면 과감하든 머뭇거리든 결과는 좋을 수가 없다. 자기를 통제할 수 있어야 기본적인 사회생활과 세상살이가 가능하다.

모든 사람은 살면서 자라면서 좌충우돌하며 그 균형감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 균형감은 자기 통제로부터 배운다. 절제가 부족한 이는 스스로 규율을 지키는 연습을 통해 절제를, 용기가 부족한 이는 스스로 도전하는 연습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자기를 홀대하거나 학대하는 이는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통해 자존감을 배운다.

도가, 비워서 채우는 삶의 미학 [책 소개]
노자와 장자를 중심으로 한 도가의 생각을 현대와의 접점에서 간결하게 풀어쓴 책이다. 도가의 생각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그 내용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노자와 장자는 도가의 창시자이고 도가란 ‘도’를 통해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고 ‘도’에 따라 삶을 살고자 하는 학파를 의미한다.

현자 역시 처음부터 완벽하진 않았다

노자가 말하는 현자 역시 다르지 않다. 오래도록 도를 따라 도가 무엇인지 탐구하며 살아온 사람. 그 사람이라고 처음부터 태어날 때부터 도를 따르는 현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오랜 방황과 오랜 시도 끝에 자신만의 길을 발견했을 테고, 그 길이 곧 도와 일치하자 그에게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겼을 것이다.

하늘의 도는 아주 크고 널따라서 성긴 듯 보여도 놓치는 것이 없는 것처럼 세상 어느 곳에나 도가 있고, 그 도를 따르는 자는 누구나 노자가 말하는 현자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그 도를 벗어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늘이 무언가를 싫어하는 이유를 그 누가 알겠는가. 반대로 하늘이 무언가를 좋아하는 이유를 그 누가 알겠는가.

무엇보다 힘을 얻었다면 그 힘을 통제할 힘 또한 가져야 한다. 통제되지 않는 괴물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기 때문이다. 현자에겐 ‘연륜’이라 부르는 오래도록 갈고닦은 훌륭한 균형감이 있다. 몸에 밴 좋은 습관 또는 자신만의 원칙 아니면 농익은 태도나 기술 따위를 아우르는 말이기도 하다. 현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힘을 통제할 수 있다.

현자는 그 연륜으로 세상을 다스리기에 싸우지 않고도 이기고, 말 없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반대로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그러니 잠잠하고 담담하게, 자신감과 열정을 갖고, 한 발씩 최선을 다해 살아가 보는 수밖에. 세상은 그렇게 아주 조금씩 변화하지 않는 것처럼 변해간다.


노자 도덕경 완역(1-81장) 모음
와 풍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 인간 세상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것. 그렇지만 단 한 번도 골고루 나누어진 적 없던 것. 불평등의 근원이자 갈등의 시초. 그래서 노자는 말한다. 욕심을 버리고 서로 빼앗고자 다투지 말며 서로를 보듬어주고 안아주라고. 이미 이 세상은 부와 풍요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니, 제발 그만하라고. 멈추라고. 이것이 노자의 메시지이자 도덕경의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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