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향하는 인간, 그런데 왜 - 다시 생각하다 7
무엇이든 한번쯤 그 의미의 중량을 달아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가야 할 이유와 목적지가 분명했더라도,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이 흐릿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가지 않는 것보다 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왜 가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계속 물어야 한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한 사색과 질문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생각하는 인간을 향해 나아가 보자.
왜 꼭 그래야 하나?
1977년에 떠난 보이저 1호와 2호가 지금 이 순간에도 태양계 너머 암흑의 시공간 속을 날아가고 있다. 55개 언어로 된 지구인의 인사말, 인간의 음악, 자연의 소리가 담긴 디스크와 지구와 인류에 관한 사진 115장을 싣고서.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인류의 궁금증도 함께 편승한 채. 이 프로젝트를 처음 접했을 때 가슴 어딘가가 설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잠깐 멈춰 서 보자. 그게 정말 당연히 옳은 일일까?
탐구에 대한 열정, 탐험에 대한 의지와 호기심이 오늘의 인류 문명을 만들어온 것은 분명하다. 보이저 호의 여정이 그 빛나는 증거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때로 이 흐름에 올라탄 것이 맞는지를 되묻는 것을 잊어버린다. '여태 이렇게 달려왔으니 앞으로도 이렇게 가야 한다'는 관념이 어느새 우리를 조용히 지배하는 것이다.
물론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주역이 등장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설립해 민간 차원의 우주 개발을 이끌고 있다. 정부가 아닌 개인이 우주를 향한다는 것, 그것 자체는 분명 흥미로운 시도다. 하지만 그 역시 한 번쯤은 물어야 하지 않을까. 그 어마어마한 자원이 지금 이 방향으로 쓰이는 것이, 정말 인류 전체를 위한 진보인지. 아니면 몇몇 소수의 탐험에 대한 욕심인지. 돈이 많은 이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그의 발언권이 높아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속력과 속도
여기서 한 가지 개념을 떠올려 본다. 속력과 속도의 차이다. 속력은 얼마나 빠르냐 하는 것이고, 속도는 그 속력에 방향을 더한 것이다. 100광속으로 100년을 달려가더라도, 반대 방향으로 다시 100광속으로 100년을 달려오면 속도는 결국 '0'이다. 그 100년의 여정이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방향만 따진다면 제자리걸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인류가 지금 그런 것은 아닐까. 과학적 성과와 문명의 진보가 쌓여왔으니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는 관념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무리하게 가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속력은 점점 빨라지는데, 과연 방향은 맞는 것인지.
무엇이든 한번쯤 그 의미의 중량을 달아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가야 할 이유와 목적지가 분명했더라도,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이 흐릿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가지 않는 것보다 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왜 가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계속 물어야 한다.
삶도 다르지 않다. 확신에 가득 차 시작했고 더 이상 의문을 제기할 수 없을 만큼 계획했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조금씩 비틀어지기 마련이다. 잠깐 멈춰 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인지, 가야만 했던 길인지, 어쩌면 이제는 가지 않아도 될 길인지. 이렇게 멈춰 세우는 것, 그것이 '다시 생각하다'는 말의 진짜 의미이기도 하다.
당신은 지금 어느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