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의 우상 - 다시 생각하다 3

'동굴의 우상(idola specus)'이란 개인이 가진 편애와 혐오, 오랜 관습, 스스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관념들, 그리고 맹목적으로 따르는 지적 권위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16~17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였던 베이컨이 제시한 네 가지 우상 중 두 번째인 '동굴의 우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동굴의 우상 - 다시 생각하다 3
동굴의 우상 - 다시 생각하다 3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한 사색과 질문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생각하는 인간을 향해 나아가 보자.

과학적으로 세계를 파악하여 올바른 지식을 형성하려 했던 베이컨은 '인간의 잘못된 인식'이 가장 큰 방해물이라고 보았다. 이를 우상(idola)이라고 명명했는데, '우상'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베이컨은 인식의 오류가 종교적 맹목성과 다를 바 없다고 보았다. 신을 맹목적으로 숭배하듯,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낸 그릇된 믿음을 의심 없이 따른다는 것이다. '우상'이란 '신처럼 숭배의 대상이 되는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며,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대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와 '동굴'

16~17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였던 베이컨이 제시한 네 가지 우상 중 두 번째인 '동굴의 우상(idola specus)'에 대해 생각해 보자. 여기에서 '동굴'이란 개인이 가진 편애와 혐오, 오랜 관습, 스스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관념들, 그리고 맹목적으로 따르는 지적 권위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세상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먼저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과학적으로 세계를 파악하여 올바른 지식을 형성하려 했던 베이컨은 '인간의 잘못된 인식'이 가장 큰 방해물이라고 보았다. 그는 이를 우상(idola)이라 명명했는데,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신을 맹목적으로 숭배하듯,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낸 그릇된 믿음을 의심 없이 따른다. 베이컨이 '우상'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인식의 오류가 종교적 맹목성과 다를 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16~17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였던 베이컨이 제시한 네 가지 우상 중 두 번째가 '동굴의 우상(idola specus)'이다. 개인이 가진 편애와 혐오, 오랜 관습, 스스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관념들, 맹목적으로 따르는 지적 권위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세상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먼저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동굴의 우상'이라는 이름은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비롯되었다. 플라톤은 인간을 동굴 속 죄수에 빗댔다. 발이 묶인 채 안쪽 벽만 바라보는 죄수들은, 바깥의 태양 빛이 만들어낸 이데아의 그림자를 진실이라 믿는다. 사슬을 끊고 동굴 밖으로 나와야 비로소 진짜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그림자를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우리 자신이 바로 그 동굴이다.

그런데 플라톤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굴 밖으로 나가 태양을 본 죄수가 다시 동굴로 돌아오면, 남은 죄수들은 그를 비웃는다. 눈이 부셔 제대로 보지 못하는 그를 보며, 오히려 동굴 밖에 나갔다 오면 눈이 멀게 된다고 여긴다. 동굴 바깥의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그는 이상한 사람이 된다. 자신의 동굴을 의심하는 일이 어려운 이유는 의지의 문제만이 아니다. 동굴 안이 훨씬 편안하고, 동굴 밖을 말하는 사람은 환영받지 못한다.


나른하니즘 5화 ‘니체는 왜? - 자아 성장의 아이콘이 된 이유 2’
‘생각하며 잠드는 방송’ 나른하니즘입니다. 5화의 주제는 ‘니체는 왜? - 자아 성장의 아이콘이 된 이유 2’ 입니다. 니체는 어떻게 자아 성장의 아이콘이 되었는지 그 궁금증을 풀어보며, 니체의 ‘초인’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자신에게 너무 너그러운 사람들

사람들은 익숙한 방식을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고, 별 탈도 없었으니 앞으로도 그러면 된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쌓아온 경험들로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며, 잘못된 부분은 조금씩 고쳐나간다.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문제는 그 기준이 '나에게만' 맞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이다.

'보편적'이라는 말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을 뜻한다. 아무리 풍부한 경험을 쌓아도 한 개인의 믿음이 그런 보편성을 갖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의 잘못을 좀처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알면서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자기 확신은 강하고, 자기 반성은 느리다.

혐오의 문제도 이 연장선에 있다. 혐오는 단순히 "내가 옳다"는 주장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와 다른 사람을 비웃고, 배제하고, 때로는 폭력으로까지 나아간다. 타인의 관점과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이 태도는, 집단적 편견이 극단화될 때 역사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떠올리게 한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 구조는 낯설지 않다.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믿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사회가 그렇게 가르쳐서, 혹은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어서 그냥 받아들인 것들이다. 나의 관점이 너무 좁지는 않은지, 내 방식에 빠진 것은 없는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상대에게 "그래서 어쩌라고"로 응수하는 건, 스스로 동굴에 자물쇠를 채우는 일이다.

자기 방식대로 산다는 것이 아무렇게나 산다는 뜻은 아니다. 생각하는 인간이라면, 자기만 납득하는 기준이 아니라 타인도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은 타인에게 도덕적인 말을 건네는 것 자체가 간섭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 분위기 자체도 하나의 동굴일 수 있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너그럽다.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그 너그러움 대신 스스로에게 조금 더 엄격하기를 택한다. 엄격하게 산다고 잘 먹고 잘 살게 되는 건 아니다. 그런 삶을 특별히 치켜세우는 사회도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말은 안 해도,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한다. 플라톤의 죄수가 고개를 돌려 동굴 밖으로 나오듯, 베이컨이 바란 것도 결국 그것이었다. 자신의 우상을 직시하고, 기꺼이 그것을 깨부수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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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와 의심 - 다시 생각하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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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근 DAEGEUN KIM
극장의 우상 - 다시 생각하다 5

극장의 우상 - 다시 생각하다 5

'극장의 우상(idola theatri)'이란 한마디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지식들을 가리킨다. 현대적 의미에서의 과학이 서서히 발전하기 시작한 베이컨 당시에 사람들이 가졌던 '지식'이라는 것은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다. 16~17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였던 베이컨이 제시한 네 가지 우상 중 네 번째인 '극장의 우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By 김대근 DAEGEUN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