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체제, 도덕은 가능한가? - 다시 생각하다 9
도덕은 가능하나 도덕을 주장하기는 어려운 시대에 부치는 이야기이다. 자본주의는 하나의 시스템이자 제도로 이윤 추구를 기본으로 하고 이것이 본질인 시스템이다. 그렇다 보니 자본(이윤)이 인간(도덕)보다 더 우위를 갖추기도 한다. 그래서 늘 인간이 우위에 서고 도덕이 요청되어야 올바른 자본주의가 될 수 있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한 사색과 질문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생각하는 인간을 향해 나아가 보자.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는 하나의 시스템이자 제도이다. 인류가 생겨났을 때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이윤으로서의 가치' 또는 '가치로서의 돈'이 되는 '자본'이 실제적인 힘이 되면서 생겨난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기본적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이윤을 남겨 이를 바탕으로 물질적 부를 축적하는 작동 원리를 따른다.
이윤을 남기는 방식에는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쏟는 노동, 사업에 자본을 쏟아붓는 투자,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이렇게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 그 이윤을 재투자하여 또 다른 이윤을 추구하는 방식에 의해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된다. 다시 말해, '이윤의 추구'가 정당하고 이를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
'이윤 추구는 정당하다' 그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므로
이윤 추구가 본질인 자본주의다 보니, '돈(자본)'이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웬만한 중소 국가보다도 더 큰 대기업이 등장하고, 이러한 기업에 투자하여 막대한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존재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가지는 힘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자본의 가치가 인간의 가치를 넘어서는 일도 비일비재로 발생한다. 어쩌면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자체는 도덕과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이윤을 남기는 일'과 '도덕을 추구하는 일'이 양립하기 어렵다. 원론적으로 자본주의 체제 자체는 도덕적일 수 없다.
자본주의란 원래 그러한 체제이고, 그 속에서 잘 적응한 사람들을 싸잡아 비도덕적 인간으로 몰아붙이기도 어려운 일이다. 비도덕적 자본가에게 '당신은 도덕적으로 나쁜 인간이잖아요!'라고 외친들, 비도덕적 부자가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분명 잘못되었다.

도덕은 가능하나, 도덕을 주장하기 어렵다!
'자본주의 체제, 도덕은 가능한까?'라는 문제는 도덕이 불가능한 경제 체제에서 어떻게 도덕을 주장할지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자본주의 사회니까 이렇게 살아야 돼, 자본주의 사회니까 이렇게 되어야 해, 라는 결론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본래부터 인간 세상에 존재했다는 생각부터 점검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도덕은 가능하나, 도덕을 주장하기 어려운 것이 현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당면한 문제이다.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 도덕이 밥 먹여주는 것은 아니나, 한 사회의 도덕이 자리잡지 않는 한, 그에 따른 피해는 누구든지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 사회가 갖는 '도덕적 기준'이나 '윤리적 의식'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문제들 중 원래부터 그러했던 것은 없다. 조금 더 따져 물어본다면 조금 더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며 외면하고 왜 이런 세상에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는 것이다.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런 고민이 더 많은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왔다.
돈만 밝힌다고 욕할 순 없지만 돈만 밝혀서는 안 되는 세상이 되어야
역사적으로 자본주의 체제는 도덕을 요구했던 사람들에 의해 더 인간적으로 바뀌어왔다고 볼 수 있다. 또는 훌륭한 자본가들이나 부의 사회적 환원에 힘쓴 사람들에 의해 더 나은 사회가 되어 왔다. 내 돈 벌어 내가 쓴다는데 누가 뭐라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이 정당하게 벌어들인 것인지, 그리고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쳐왔는지를 판단하고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시대 초기에는 아동부터 청소년 노동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고, 하루에 15 시간 이상의 노동이 이루어져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열악한 환경에서의 노동도 당연했고, 사람들도 그 속에서 살아왔다. 수 백년에 걸쳐 이러한 노동 환경과 부의 분배가 개선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자본주의 체제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 자본주의의 모순이나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것에서 더 나은 사회를 기대할 수 있다. 도덕은 사회적으로 요청하고 요구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되도록 이끄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