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고래_이원경_카라스갤러리 [아트렉처 연재 20]

분홍 고래는 알루미늄 와이어를 한 가닥, 한 가닥 뜨개질 작업을 통해 완성된다. 뜨개질한 스웨터를 아무렇게나 바닥에 던져두면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듯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이다. 바닥에 두면 그저 수많은 와이어 조각들의 연속이지만 스웨터를 몸에 걸치면 그 형태가 나타나듯 설치를 했을 때 비로소 작품의 구실을 한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작품 스타일을 입혀 '이원경의 고래'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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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고래_이원경_카라스갤러리
분홍 고래_이원경_카라스갤러리

12월부터 1월 한 달 간 카라스 갤러리에서 진행되었던 이원경 작가의 '소원을 들어주는 분홍 고래' 전시회에 관한 리뷰이다. 전시는 끝났지만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리뷰를 담았다. 이원경 작가의 다음 전시가 있다면 이 리뷰가 작품 이해에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라 믿는다.

1. 분홍 고래

'소원을 들어주는 분홍 고래' 전시회의 메인 작품인 '분홍 고래'는 <성서>에 등장하는 요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였다.

이는 몇 년 전 한 기독교 기관의 요청에 의해 제작된 '고래 시리즈'의 연속이다.

후훗-
•요나 이야기

요나는 아시리아 제국의 수도 니네베(니느웨)로 가서 그곳 주민들을 회개시키라는 신의 명령을 받았다(요나 1).
하지만 이스라엘의 적인 아시리아인들을 회개시켜 용서받게 하기는 싫었다. 그의 마음을 알고 있는 신은 사나운 폭풍을 일으켜 그가 탄 배를 뒤흔들었다.
요나는 개의치 않고 배 밑창에 들어가 잠을 잤다. 사람들은 신이 노한 원인을 캐내기 위해 제비뽑기를 했다.
요나는 신이 자신에게 의무를 일깨워주기 위해 폭풍을 일으켰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바다에 빠지겠노라고 나섰다.
"여호와께서 이미 큰 물고기를 예비하사 요나를 삼키게 하셨다." 요나는 고래 뱃속에서 기도를 올렸다.

사흘이 지나자 고래는 그를 마른 땅에 토해냈다. 요나는 신이 명한 대로 니네베로 갔다. 그가 전할 내용은 간단했다.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가 무너지리라." 그랬더니 놀랍게도 니네베의 이교도들은 물론이고 왕까지도 회개했다.
요나가 실망한 기색으로 돌아오자 신은 그에게 니네베의 백성들만이 아니라 짐승들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
이 이야기의 요점은 명백하다. 신은 자신이 선택한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니네베의 이교도들도 사랑한다는 것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2. 분홍 고래와 요나 이야기


이원경 작가는 요나 이야기에서 어머니의 태반과 같은 안온함과 평온함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들었다.

요나 이야기 속 고래(큰 물고기)는 요나가 회개하는 장소이지만 이원경 작가는 '고래 = 요나를 지켜주는 공간'으로 재해석하여 공간의 안온함과 평온함을 상징하는 대상으로 형상화 했다.

여기에 '분홍'이 갖는 색감을 통해 그 안온함과 평온함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는 현재의 코로나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작가가 건네는 정신적 위안의 방식이기도 하다.

이원경 작가 작품과 갤러리 관장님의 반려견
•요나 컴플렉스

요나는 고래 뱃속에 들어갔다 나와 회개하는 인물로, 이 요나의 이야기에서 모태귀소본능(母胎歸所本能) 증상 즉 요나콤플렉스가 유래되었다.
보통은 소년기 이하 미성년자들에게 잘 나타나는 것으로 과도하게 폐쇄적인 성격을 보이거나 유아기 혹은 아동기의 습관이나 퇴행적인 증상을 보인다.
쉽게 말해 어머니 뱃속 시절을 그리워해 현실에 적응을 못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프랑스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공간의 시학》이라는 저서에서 요나콤플렉스에 대해 언급하였다.
즉, 그것은 우리들이 어머니의 태반 속에 있을 때에 우리들의 무의식 속에 형성된 이미지로서, 우리들이 어떤 공간에 감싸이듯이 들어 있을 때에 안온함과 평화로움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이 요나콤플렉스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알루미늄 와이어로 한 땀, 한 땀

📌 잠깐! 이 글은 '아트렉처'에 '김바솔'이란 필명으로 연재했던 23편의 시리즈입니다. 전체 흐름이 궁금하시다면?

아트렉처 연재 모음_김바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약 2년 여에 걸쳐 아트 플랫폼 ‘아트렉처‘에 연재를 했습니다. 중간에 잠시 쉬었다가 다시 연재를 하며 총 23편의 글을 남겼습니다. 다시 돌아보니, 참 소중한 기록이었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김바솔’이란 필명으로 쓴, 그 스물 세 편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3. '뜨개질'이라는 작업 방식

분홍 고래는 알루미늄 와이어를 한 가닥, 한 가닥 뜨개질 작업을 통해 완성된다.

뜨개질한 스웨터를 아무렇게나 바닥에 던져두면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듯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이다.

바닥에 두면 그저 수많은 와이어 조각들의 연속이지만 스웨터를 몸에 걸치면 그 형태가 나타나듯 설치를 했을 때 비로소 작품의 구실을 한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작품 스타일을 입혀 '이원경의 고래'로 재탄생했다.

작품을 마주하는 사람들은 분홍 고래의 뱃속에 자리잡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상상'은 개인의 몫이다. 얼마만큼 작품과 교류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바로 이 상상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가 조금 더 컸다면, 그리고 조명이 더 따뜻했다면 이러한 분위기가 훨씬 잘 연출될 것이다.

수염은 아니나 ‘수염’처럼 보이는 것이 이원경 작가 특유의 스타일이다

4. 스케치


주 전시 작품인 '분홍 고래' 이외에 부 전시 작품인 '작품 스케치'도 주목할 만하다. 어쩌면 사람들은 분홍 고래 보다 이 스케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지 모른다.

실제로 스케치 작품의 반 정도를 판매하였다.

펜으로 한 가닥, 한 가닥 정성들여 그린 스케치에서 작가가 그동안 만들어온 작품들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작품을 대하는 작가의 진지함도 발견할 수 있다.

이 스케치는 '시드 시리즈'와 '비 하트 시리즈'라 부르는, 오랜 시간 자기만의 스타일을 창조했던 두 가지 시리즈의 작품을 펜화로 담았다.

특히 설치미술 작품이 갖는 입체감과 부피감을 스케치로 살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두 가지 설치미술 작품 시리즈에 대한 좀더 자세한 리뷰를 실을 예정이다(현재 작업 중이다).

전시된 스케치-이원경 작가 제공

이원경 작가의 작품을 언택트 전시로 감상해 보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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