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세계로 [위대한 발자국 5]
인간의 역사는 곧 확장의 역사입니다. 의식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을 넓혀 왔습니다. 인간 확장의 첫 장면은 '아프리카에서 세계로' 향하는 인류 터전의 확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화산재가 하늘을 덮어 암울했던 시기와 빙하가 땅을 뒤덮어 혹한이 이어지던 시기를 지나며, 인간은 나름의 적응 방식을 터득하고 고유한 문화를 일구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곧 확장의 역사입니다. 의식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을 넓혀 왔습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 확장 덕분에 오늘날과 같은 거대한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죠. 물론 확장이 늘 좋은 결과만 가져온 것은 아닙니다. 인간 자신에게, 다른 생명체에게, 나아가 지구라는 행성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확장의 흐름이 곧 인류의 역사가 되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벗어나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10만 년의 시간
인간 확장의 첫 장면은 '아프리카에서 세계로' 향하는 인류 터전의 확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지구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뿐만 아니라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 다양한 고인류가 공존하던 시기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 확장'은 그중에서도 현생 인류, 즉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입니다.
약 10만 년 전을 기점으로 인류는 아프리카를 벗어나 오늘날의 서남아시아인 근동 지역으로 이주를 시작했습니다. 다만 이 시기의 이동은 여러 차례에 걸친 물결 가운데 초기에 해당하며, 오늘날 비아프리카 인류의 유전적 뿌리가 되는 대규모 이주는 약 7만~5만 년 전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탈것도 없던 시절, 인류는 오로지 맨발에 의지해 저 멀리 지평선을 향해 걸었습니다.
약 7만 4천 년 전, 수마트라섬 북부의 토바 화산이 대폭발을 일으켰습니다. 엄청난 양의 화산재가 전 지구를 뒤덮으며 급격한 기후 변화를 몰고 왔죠. 인류는 이 대재앙 속에서도 혹독한 환경을 견뎌내며 발걸음을 이어갔습니다. 약 5만 년 전부터 인류는 다시 이동을 시작하여 유럽과 인도, 중국으로 뻗어나갔고, 인도네시아를 거쳐 건너편 오스트레일리아까지 도달했습니다.
이후 마지막 빙하 최성기(약 2만 6천~1만 9천 년 전)에 해수면이 크게 낮아지면서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에 광활한 베링 육교가 드러났고, 약 2만~1만 5천 년 전 인류는 이 육교를 건너 마침내 아메리카 대륙에 진출합니다. 근 10만 년에 걸친, 말 그대로 지구적 규모의 대장정이었습니다.
수천 명의 방랑자가 일구어 온 문화
인류의 거주 공간 확장은 인간이 행한 최초의 물리적 확장이었습니다. 무언가를 발견하겠다거나 문명을 세우겠다는 거창한 목적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먹고살기 위해, 아이를 낳고 번식하기 위해, 더 나은 터전을 찾기 위해 떠난 길이었죠. 뚜렷한 목표는 없었을지라도, 전 세계에 인간의 발자취를 남겼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 이주는 위대한 의의를 지닙니다.
한 자료에 따르면, 인류가 아프리카를 막 벗어나기 시작했을 즈음 전체 인구는 1만 명 내외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중 실제로 아프리카를 떠난 이주 집단은 1천 명 미만의 소규모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출산과 생존의 위험이 오늘날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컸으니 인구 증가 역시 더딜 수밖에 없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혹독한 시기를 견뎌낸 끝에 인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원 무렵에는 약 1억 7천만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화산재가 하늘을 덮어 암울했던 시기와 빙하가 땅을 뒤덮어 혹한이 이어지던 시기를 지나며, 인간은 나름의 적응 방식을 터득하고 고유한 문화를 일구어 낼 수 있었습니다. 척박한 환경에 무릎 꿇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간 그 발걸음이야말로, 오늘날 거대 문명을 탄생시킨 진짜 밑거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