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 - 노자와 장자로부터 배우다 2

노자와 장자는 역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였다. 진실을 그대로 전달하면 이를 거부하거나 부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역설이란 겉보기에는 논리적으로 모순되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듯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그 안에 중요한 진리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이나 논증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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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 - 노자와 장자로부터 배우다 2
역설 - 노자와 장자로부터 배우다 2
노자와 장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사람들의 삶과 철학에 큰 영향을 끼친 중국의 고대 사상가들이다. 이 연재는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그들의 지혜를 나누기 위해 시작했다. (연재는 드문드문 진행할 예정)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속담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 이 말을 떠올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급하게 일을 하다가 오히려 일을 망쳤거나, 원하는 물건을 못 사서 포기했는데 어느 날 우연히 그 물건을 구할 수 있었던 경우가 그렇다. 살다 보면 이렇게 뜻하지 않은 일들을 만난다. 열심히 살았는데 기가 막히게 그만큼 결과가 안 좋거나, 나쁜 짓을 했는데도 천수를 누리는 사람(다수의 독재자들이 보여준 것처럼)이 있는 등 세상사는 인간의 기대처럼 돌아가지 않는다.

일상 속 역설들

일상 속에서 역설은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 잠을 자려고 애쓸수록 잠이 안 온다. 눈을 감고 '자야 해, 자야 해' 되뇌면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진다. 그런데 포기하고 그냥 편하게 누워있으면 어느새 잠이 든다. 좋은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책상 앞에 앉아서 '뭔가 떠올려야 해'라고 애쓸 때는 백지상태인데, 샤워하거나 산책할 때 불쑥 아이디어가 튀어나온다. 인생은 이런 역설들로 가득하다.

어떤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 보통 친해지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게 말을 걸고 연락을 자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말을 걸고 연락을 해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래서 관계가 틀어지거나 더 친밀한 관계에 이르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이 역설을 활용한다. 말을 많이 하고 싶으나 덜 하고, 연락을 자주 하고 싶으나 뜸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러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또는 궁금해진) 상대가 먼저 연락을 해오기도 한다(물론 연락이 안 올 수도 있다).

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돈을 좇으면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돈을 좇지 않는데 어떻게 돈을 벌어?'. 돈을 좇는 사람 눈에는 돈밖에 안 보인다. 그런데,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도 중요하지만 사람, 윤리, 신뢰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물론 돈을 좇아 돈을 버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그래서 인생 또한 역설이다. 난 왜 저 사람처럼 돈을 벌 수 없을까? 왜 저 사람은 운이 좋을까? (그냥 내가 그런 거다. 어쩌겠는가, 그것이 인생인 걸.)

노자와 장자가 말하는 '역설'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방식을 고집하거나 어떤 것에 대한 집착이 시야를 가리거나 좁히기 때문이다. 목표에만 집중하면 정작 그 목표로 가는 우회로나 다른 가능성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반대로 마음을 비우면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 속에서 예상치 못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역설이란 겉보기에는 논리적으로 모순되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듯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그 안에 중요한 진리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이나 논증을 가리킨다. 보통의 경우 C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A라는 행위를 해야 하는데, A와 반대되는 B라는 행위를 했을 때 오히려 C라는 결과를 얻는 것을 가리킨다.

앞의 사례에서처럼 그 결과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말 중 하나인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오,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는 것 역시 역설이다. 이기려면(C라는 결과) 살고자 싸우지 말고(A라는 행위), 죽고자 싸워야 한다(B라는 행위). 다만, 이 역설은 이순신 장군이기에 가능한 일임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말을 B급으로 바꾸어 보면 "살려고 잔머리 굴리다 오히려 죽을 수 있으니, 아무 생각 말고 '나 죽었다' 하고 싸워. 그럼 어쩌면 이길 수 있어. 알겠나!"이다. 그래, 죽을힘을 다해 싸워도 이길까말까한 싸움에서, 이미 졌다고 생각하면 이미 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나 죽었다 생각하고 죽을힘을 다해 싸우다 보면, 정말 '어쩌다' 이길 수도 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도 어벤져스는 '14000601분의 1'이라는 0에 가까운 확률에 도전해서 타노스를 무찔렀다. 일본과의 전쟁 역시 마찬가지였다.

역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역설을 활용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다.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친해지기'보다 '좋은 대화'에 집중하고, 돈을 벌고 싶다면 '부자 되기'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식이다. 역설적이게도, 목표를 잊을 때 목표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물론 역설이 항상 통하는 건 아니다. 연락을 뜸하게 했는데 정말로 관계가 끝날 수도 있고, 마음을 비웠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역설은 마법이 아니라 '가능성을 높이는 태도'일 뿐이다. 하지만 적어도, 집착으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보다는 낫다. 무엇보다 내가 기대하거나 바라지 않은 결과들도 덤덤히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날 수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어쩌겠어.' 하며 마음을 비우듯 말이다.

그래서 역설은 인생 자체에도,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도 적용할 수 있다. 부정적으로 보자면, 본인이 기대하고 의도했다고 해서 그것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이거나 마법을 부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점이다. 반면, 긍정적으로 보자면 설령 내가 기대하고 의도한대로 되지 않는다 해서 좌절하거나 인생이 끝났다 여기진 말라는 좋은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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