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야 생각한다 - 다시 생각하다 1

생각해야 생각한다 - 다시 생각하다 1
생각해야 생각한다 - 다시 생각하다 1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한 사색과 질문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생각하는 인간을 향해 나아가 보자.

인간, 생각하는 동물

하루를 돌아보면 멍하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고, '생각'보다는 근심과 걱정, 우울과 불안 속에서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 둘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꽤 다르다. 걱정과 불안은 같은 자리를 맴돌며 방향을 잃은 생각이고, 진정한 의미의 '생각'은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성찰이다. 방향 없이 떠도는 생각은 근심이 되고, 방향을 가진 생각은 사유가 된다.

살다 보면 다른 일에 치여 생각할 여유조차 없고, 가정과 사회에서 맡은 역할도 많고, 할 일은 태산이며, 취미도 갖가지고 볼거리도 수만 가지인 현대 사회에서 '생각'이란 활동은 매우 지루하고 복잡하게만 다가올 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본질적인 속성으로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꼽았다. 그는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자 '정치적 동물'로 규정하며, 단순히 생각하는 것을 넘어 함께 사유하고 판단하는 존재로 보았다. 최근에는 동물도 어느 정도 생각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런 정의가 완전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지만, 여전히 인간의 본질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인간은 생각할 능력을 지녔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동물과 다를 바 없다. 먹고 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이고, 생존의 문제에 있어 다른 존재보다 자기를 더 소중히 여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냉정히 말해, 인간은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을 지닌 동물에 불과하다. 그 능력을 쓰느냐 쓰지 않느냐가 인간다움의 갈림길이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논외로 하더라도 '개념 없고', '생각 없는' 사람들이 지천에 널린 게 오늘날의 세상이기도 하다. 물론 그 기준은 지나치게 주관적일 수 있다. A를 주장하는 사람에게는 B를 주장하는 사람이 그렇게 보일 것이고, B를 주장하는 사람에게는 A를 주장하는 사람이 그렇게 비칠 것이다. 무엇을 두고 개념 있다, 생각 있다 말해야 할까.

그래서 '따져 보아야' 하고 '들어 보아야'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왜 그런 주장을 했는지,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들어 보아야 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한번 살펴볼 필요도 있다. 그러다 보면 상대 주장의 핵심을 알 수 있고, 때론 그 사람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을 위해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이런 활동이 진정 '생각'에 해당한다.


나른하니즘 | 팟캐스트의 전설
나른하게 생각하는 방송, ‘나른하니즘‘이다. 철학을 중심으로 인문교양(세계사)와 문화예술(미술)에 이르는 다방면의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팟캐스트의 전설‘이 될 이 방송에 ‘전설의 청취자’가 되실 분들을 기다리며. 유튜브, 애플 팟캐스트, 스포티파이 팟캐스트에서 들으실 수 있다.
아트렉처 연재 모음_김바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약 2년 여에 걸쳐 아트 플랫폼 ‘아트렉처‘에 연재를 했습니다. 중간에 잠시 쉬었다가 다시 연재를 하며 총 23편의 글을 남겼습니다. 다시 돌아보니, 참 소중한 기록이었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김바솔’이란 필명으로 쓴, 그 스물 세 편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생각에 대해 생각하다

또한 '무엇에' 대해 생각하느냐에 따라, 즉 생각의 '대상'에 따라 생각의 깊이와 차원이 달라지기도 한다. 직장에서 일을 하고 일상 생활을 하며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 역시 생각이지만, 조금 더 본질적이거나 고차원적인 것들, 추상적인 것들에 대해 생각해야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고, 나아가 생각의 방식과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철학에서 말하는 생각의 대상은 다음과 같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좋다는 기준은 무엇인지, 나쁘다고 말하는 것들이 모두 다 나쁜 것들뿐인지, 내가 정답이라 여기는 것들이 진정 답이 될 수 있는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왜 인간은 태어났는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올바른 선택이란 무엇인지, 행복이란 정말 존재하는지.

이는 철학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날 철학적 사유는 점점 일상에서 멀어지고 있다. 전문 학문의 영역으로 협소화되거나, 자기계발의 언어로 가볍게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금은 AI가 대신 생각해주는 시대다. 검색 한 번, 질문 한 번이면 웬만한 답은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그 답이 진정 '나의 생각'일 수 있을까. 생각을 도구에 위임할수록 정작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스스로 묻는 능력은 조용히 퇴화한다. 그래서 인류의 문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내 삶이 어디를 향하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일이 오히려 지금 더 절실해지고 있다.

물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인간이 아니라 할 순 없고, 생각한다고 해서 곧바로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생각은 '힘이 드는 일'이고, '힘이 드는 습관'이다. 생각할 수 있는 존재로 태어났더라도 의식적으로 훈련하지 않으면 그 능력은 조금씩 퇴화한다. 근육을 쓰지 않으면 약해지듯, 생각도 쓰지 않으면 무뎌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각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을까. 거창한 방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루를 마치며 짧게 일기를 써보는 것, 책 한 페이지를 읽고 '이게 정말 맞는 말인가' 되물어보는 것, 혹은 누군가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은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멈추는 사람의 것이다.

더 나은 자신이 되고,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깊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꼭 그런 거창한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 당연하게 여겼던 것 하나에 잠깐 멈춰 서서 물음표를 던져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생각의 목적은 더 나은 생각, 더 나은 인간에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잠시 멈추는 것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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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 완역(1-81장) 모음
와 풍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 인간 세상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것. 그렇지만 단 한 번도 골고루 나누어진 적 없던 것. 불평등의 근원이자 갈등의 시초. 그래서 노자는 말한다. 욕심을 버리고 서로 빼앗고자 다투지 말며 서로를 보듬어주고 안아주라고. 이미 이 세상은 부와 풍요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니, 제발 그만하라고. 멈추라고. 이것이 노자의 메시지이자 도덕경의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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