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도 모르는데 세계사를? [위대한 발자국 2]
한국사는 세계사의 독립된 섬이 아니라 거대한 일부입니다. 고대 한반도의 부족국가로부터 삼국 시대, 고려, 조선을 거쳐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주변 국가 및 민족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올바른 세계사적 안목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더 명확한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가 물었습니다. 세계사로 한국사를 보면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안 가지는 것 아니냐고. 세계사에 관심을 쏟는 시간만큼 한국사도 챙겨야 하지 않느냐는 염려 섞인 질문이었습니다. 이는 '세계사 vs 한국사'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역사를 바라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입니다.
세계사는 단순히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한 흥미를 충족시키는 공부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다른 나라가 한국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우리가 그 흐름 속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 알기 위해 배우는 것입니다.
한국사는 세계사의 일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사는 세계사의 독립된 섬이 아니라 거대한 일부입니다. 고대 한반도의 부족국가로부터 삼국 시대, 고려, 조선을 거쳐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주변 국가 및 민족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이러한 외부의 영향력과 상호작용은 점점 더 강력해졌습니다. 오늘날과 같이 촘촘하게 연결된 세계화 시대에 한국은 더 이상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함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한번 살펴볼까요?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이 국가는 19~20세기 서양에서 본격화된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 그리고 이를 모방한 일제의 36년 강점기, 1945년 해방이라는 세계사적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해방 직후 이어진 미국과 소련 등 강대국들에 의한 신탁 통치 논쟁, 1948년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 그리고 1950년 한국전쟁과 분단에 이르는 일련의 역사는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사적 역학관계가 뒤엉킨 결과물입니다.
결국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를 상대로 식민지를 개척하며 자국의 지배권을 확장하려 했던 열강들의 야욕, 즉 세계사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세계사를 배워야 하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입니다. 세계사와 한국사가 만나는 이 접합점을 놓쳤기에,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세계사가 '남의 나라 연도나 외우는 고리타분한 암기 과목'으로 기억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국사는 세계사의 일부입니다.
세계사를 모르는데 한국사를 알 수 있을까?
세계사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대'의 기원을 추적하는 탐구입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의 제도와 양식들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무작정 '서구화'된 것이 아니라, 인류가 축적해 온 세계사적 흐름이 우리의 현재에 긍정적·부정적 방식으로 깊숙이 스며든 결과입니다.
"한국사도 모르는데 왜 세계사를 배우냐"고 묻는 분들에게, 이제 우리는 거꾸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세계사를 모르면서, 어떻게 한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은 참으로 숨 가쁜 역사를 살아왔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입니다. 다가올 미래의 백 년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고 우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단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올바른 세계사적 안목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더 명확한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리고 지구라는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류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그 실마리를 세계사 안에서 함께 찾아 보았으면 합니다.





